청소

 청소를 하다가 문득 느낀거..


 


  방을 물걸레로 닦다보면 한두 번 닦으면  지워지는 흔적이 있고, 열 번은 문질러야 지워지는 흔적도 있다. 그리고 도무지 지워지지 않은 자국도 있다. 자국을 닦다 사랑을 깨닫다.


 


  사글세방이 비어서 다시 내놔야 겠기에 청소를 했다. 원래 더러운 장판이었는데, 사람이 살다 나가서 매우 더러웠다. 방을 문지르다 보니 슥슥 걸레가 지나가면 지워지는 자국들이 있었다. 청소하는 재미가 슬슬 들기 시작했다. 힘을 들이지 않고 방이 깨끗해 지는 것을 느끼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그런데 슥슥 걸레를 밀었다 당겨도 지워지지 않는 자국들이 나타났다. 그래서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더욱 세게, 더욱 세밀하게 걸레질을 하였다. 처음에는 꿈쩍도 않다가 천천히 자국이 옅어지면서 결국 지워졌다. 하지만 열 번, 스무 번을 문질러도 지워지지않는 자국들이 있었따. 그렇게 방을 죽 닦으니 문든 드는 생각이 이었다. 사람이 사랑하거나, 결혼하는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처음에는 깨끗한 장판을 갖고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장판에 자국을 남기기 시작한다. 어떤 자국은 금장 지우기도 하고, 어떤 자국은 오래 남기도 할 것이다. 또 어떤 자국은 생채기를 남기기도 할 것이다. 서로가 남긴 자국을 얼마나 자주, 얼마나 열심히 닦는 냐에 따라 장판은 깨끗하게 오래 가기도 하고, 더러워져 청소도 못하고 장판을 갈기도 할 것이다. 열심히 걸레질을 하자. 더럽고 흠집있는 장판보다 깨끗한 장판이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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